책 그리고 흔적

비곗덩어리, 기 드 모파상

p5kk1492 2024. 7. 1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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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 모파상의 단편집 중에서 분량이 긴 단편소설이었다. 읽는데 꽤나 길다는 느낌을 받은 소설이었다. 목걸이 만큼이나 기 드 모파상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작품이라고 한다. 비곗덩어리는 등장인물 중 매춘부인 엘리자베트 루세를 지칭한다. 제목처럼 그녀가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다

 

작품의 배경은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중에 상황이다. 전반부에서 프랑스인들이 프로이센 군을 피해서 숨어지는 과정들이나 등장인물들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이런 부분이 사실주의에 입각한 소설이라고 해석되는 듯 하다. 사실 책을 좀 빠르게 읽다보니 자세한 묘사는 대충 읽는 버릇이 있다. 그래도 상당히 인물묘사나 상황묘사등이 세밀해서 거의 상상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이야기는 프로이센의 눈을 피해 한 자리에 모인 인물 사이에서 비곗덩어리 여인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부터 전개가 고조된다. 사람들은 그녀가 매춘부의 부류라며 멸시의 태도로 대한다. 그녀의 이름보다 비곗덩어리라고 표현되는 방식부터가 인물들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를 상징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먹을거리를 나눠주며 사람들에게 인정을 베푼다. 전쟁속의 굶주림 앞에서는 먹을거리를 던져는 사람이 천사다.

 

그렇게 분위기가 반전될까 싶었으나, 프로이센군에게 발각이 된 위기에서 사람들은 비곗덩어리, 그녀를 희생물로 삼는다. 프로이센 장교가 비곗덩이리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비곗덩어리를 설득시키기 시작한다. 갖은 미사어구로 그녀는 현혹한다. 정치적인 입장, 종교적인 당위성 등을 등에 업고 결국 그녀를 굴복시킨다. 비곗덩어리, 엘리자베트 루세는 같은 프랑스인들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사람들을 구한다는 마음으로 장교에게 간다.

 

일이 해결된 후 사람들의 태도는 예전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여전히 비곗덩어리 매춘부일 뿐이다. 참으로 허무한 감정과 복합적인 슬픔에 휩쌓인 그녀를 묘사하며 마무리된다.

 

뭐랄까...결국 사람들의 태도는 결코 변하지 않음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자기 입장이 곤란할 때 잠시잠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다가 위기가 끝나면 다시 태세전환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비곗덩어리가 매춘부라는 지위때문에, 아무리 그녀가 헌신적인 태도로 사람들에게 다가갔더라도 결국 매춘부 비곗덩어리였다. 

 

사람들의 위선적인 태도를 꼬집고 있으나,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군중들 사이에서 누군가에게 같은 돌을 던지는 위선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본다. 사람들은 비곗덩어리를 대하는 등장인물들을 비판하겠지만, 자신들이 비곗덩어리가 될거란 생각은 하지 못한다. 진짜 이용당하고 버림받았던 사람들은 아마 느낄 수 있다. 비곗덩어리, 아니 엘리자베트 루세의 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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