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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186

박경리, 4부 까치설 <핵폭탄>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핵폭탄 핵폭탄 한 개천신만고의 산물인 그 한개좌판에 달랑 올려놓고행인을 물색하는노점상의 날카로운 눈초리고독한 매와 같다 하기야 그것이한 개이면 어떻고 천 개이면 어떠한가터질 듯 기름진 거상이건초췌한 몰골의 영세상이건신념은 같은 것죽음의 조타수임에 다를바 없지 문명의 걸작이며승리의 금과옥조세계를 쥐고 흔든다는 것은죽음을 지배한다는 것은그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죽음의 행진 은밀한 그발자욱소리죽음의 향연 옥쇄를 앞둔술잔죽음의 난무 멈출 수 없는 분홍신의 춤미쳐서 세상이 보이지 않는 무리에게는처참하고 웅대한 멸망의서사시야말로황홀한 꿈의 세계일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파리 운동장이 된 굶주린아이들 얼굴주마등같이 지나가는저 광할한 아프리카 대륙보다핵무기는 귀하고 귀..

읽은 책 이 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저

읽은 책이라 표현하기 민망하다. 버스에서 이동중에 졸면서 읽다보니 내용을 하나도 모르겠다. 짧고 간단한 문체의 소재임에도 대충읽는 소설맹의 감상평, 감안하길 바라며 구체적 서사는 떠오르지 않으나, 인물들이 겪는 성장통이 간접적으로 전달되었다.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지 트라우마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상처받은 어머니와 자식, 이를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해치는 결정을 내려버린 인물이 등장한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주변인들을 통해 혼란의 정서를 느낀다.   청소년들의 서사일까. 작품의 중간마다 학생들의 수업내용에서 인물들의 정서가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마치 학상시절에 배웠던 교육과정이 추억처럼 그려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 우리가 학창시절에도 어른들 ..

읽은 책,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해밍웨이 저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사전 정보가 많았다. 노인과 바다의 대략적인 서사와 저자인 해밍웨이의 삶과 그의 주제의식을 인지하고 이 책을 봤다. 그리고 그의 문체가 쉽게 읽히는 부분이 커서 빠르게 읽다보니 짧은 작품이란 점을 나중에 알았다. 이렇게 사전 정보, 배경지식이란게 있다보니 대충읽어버렸다. 노벨문학상을 받게 한 작품을 이런식으로 소비한다. 모르겠다 일단 배경은 쿠바에서 뱃일을 하는 노인을 중심으로 그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으면서 벌이는 거친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힘든 일을 하는 노인, 그러나 그의 모습에서는 피로함 보다는 사내다움이 그려진다. 해밍웨이가 평생을 추구하던 거친 상남자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 모습이다. 해밍웨이는 내면의 유약함을 감추기 위해 평생을 남자다움에 사로잡혔던 인물이다. 그가 ..

116 공포와 사랑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공포는 사랑보다 인간에 관한 일반적인 통찰을 촉진해왔다. 왜냐하면 공포는 타인이 누구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추측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잘못 생각하면 위험과 불이익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반대로 사랑은 타인에게서 가능한 한 많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자 하거나 그를 가능한 한 높이 올리고자 하는 은밀한 충동을 갖는다. 그때 잘못 파악하는 것은 사랑에게는 기쁨이고 이익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잘못파악하는 것이다. 생각공포는 잘못 파악하면 위험하나, 사랑은 되려 기쁨과 이익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게 경험상 사랑은 착각으로 좋은 결과, 공포로 인해 잘못 파악한 현실은 좋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게 한다. 니체는 독신으로 살다 죽었다. 해석아포리즘을 그대로 풀어낸 내용이..

김동식 단편 아웃팅

인간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50년전, 인조인간으로 그 숫자를 채워나간다는 설정의 단편이다. 눈치빠른 사람들은 결말을 대략 예상하겠지만, 난 결말을 보고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사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인조인간을 채워나간 셈인데, 인조인간 아웃팅 전문기자란게 의미가 있을 수 없다. 인조인간이 소수자의 포지션일리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보면, 인조인간은 숨겨진 소수집단처럼 그려진다. 유명 아이돌이 인조인간임을 아웃팅한 주인공 최기자가 결국 인조인간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금지구역에 잠입한다. 그 과정에서 동행자 둘 모두가 인조인간임을, 마지막에 발견한 10명의 인간들이 멸종 위기 동물이란 팻말을 보고 그는 깨닫는다. 우리 모두가 인조인간이란 사실과 함께 인류를 아웃팅하기로. 단편들이 하나같이 재밌게 넘..

박경리, 4부 까치설 <현실 같은 화면, 화면 같은 현실>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현실 같은 화면, 화면 같은 현실 허무의 심연 같은 눈동자이제는 세상에 없네삭풍도 벌판도 언덕배기도없네오지 마을 늙은 농부가해걸음의 그림자로 남았는가아아옹달샘 목욕하는 새 한 마리없네 찾아볼 수 없네 지상에 머리 박고 발바닥은 허공에서돌고 도는 비보이의 묘기봉람새같이 차려입은 여가수는석양을 꿈꾸듯 눈 감으며 노래하고가짜 대머리 치고 만지는 마빡이는고달픈 인생살이 달래려 하는가용무늬 꽃무늬 나비무늬 눈부신 의상천근만근 같은 귀걸이 목걸이의 모델힘과 애수와 개그의 풍요가넘치고 넘쳐서 무대는 휘청거린다하기는 그래, 다 먹고살기 위한 곡예사들눈물이 난다현실 같은 화면, 화면같은 현실종잇장 같은 현실 풀 한 포기의 탄식도 없네나비 한 마리 목 축일 이슬방울도..

115 상거래를 모르는 것이 고귀하다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교사로서, 공무원으로서, 예술가로서 그 미덕을 가장 높은 가격으로만 팔거나, 그것으로 고리대금업을 하는 것은, 천부의 재능과 소질을 소매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어떻게든 그 지혜를 결코 약삭빠르게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 생각자신의 예술적 재능이나 소질의 값어치로 고가에 흥정하듯 팔아먹으려는 태도는 지양할 것을 주문한다. 요즘의 자본주의의 가치가 극단에 이른 지점에서 이 말이 효용이 있을까. 해석이 궁금해진다. 해석니체는 산업화 과정에서 물질주의가 삶을 지배하는 것을 문화의 몰락이라는 생각했다. 교사, 공무원, 예술가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신들의 천재성과 재능을 상품화하는 것은 사회를 타락시키는 것이다. 지식과 예술에 대한 자율성과 창의성은 중요한 가치로써 존중되어야 한다. 지식을 상..

2024-10-30 오늘의 구절

Verse of the dayTherefore, I urge you, brothers and sisters, in view of God's mercy, to offer your bodies as a living sacrifice, holy and pleasing to God-this is your true and proper worship.Romans 12:1 NIV 제물을 바치는 의식에서 희생물을 동물, 보통 양을 바치곤 했다. 인류를 구원하는 예수는 십자가형을 통해 스스로 희생제물이 되었다. 그리스도인는 예수의 희생을 통해 구원받았고, 그들 또한 하느님에게 자신을 바칠 것을 바울이 말한다. 종교적 색체가 강하기에 더 말하는 것은 비종교인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짊어질 수..

일상 끄적이기 2024.10.30

읽은 책 마음의 힘이 필요할 때 나는 달린다 김세희 저

부제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달리기로 인해 얻는 것들 최근에 러닝 크루 이슈로 화제인 마당에 마라톤을 하는 정신과 의사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나는 이번 북마스터가 꼽은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 책도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다. 정신과 의사로서 직접 달리는 활동을 통해 얻는 정신건강적 이점과 마라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겨있다. 정신과 의사로서, 마라토너로서 전문적인 내용이 담긴 건강에 대한 에세이를 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에세이란 표현이, 요즘에는 가벼운 산문정도로 느껴지긴 하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읽기 좋게 쓰여진 작품이란 내 나름의 평이라고 전하고싶다. 마라톤이 주는 건강에 대한 이점, 특히 정신건강 측면에서서 항우울제를 대체할 만큼 효과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참 좋다.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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