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보불전쟁과는 다른 낡은 집과 집주인인 노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쩌면 집을 팔아야 하는 노인과, 그 낡은 집이 은유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하려면 어렵다. 그냥 있는 그대로 노인이 집에 대한 애착의 정서가 가족들에 의해 무시당하는 과정, 그리고 결국 오래된 그의 집이 팔리면서 노인도 마치 삶이 마감이 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결말이 인상적이다. 나는 그토록 흡족한 표정으로 조용히 그곳을 거닐던 가엾은 노인을 생각했다. 그리고 밀짚모자를 쓴 채 늙은 정원사처럼 구부정한 모습으로 파리의 가게 뒤를 헤매고 있을 소심한 그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소심한 그가 권태에 지쳐 눈물을 글썽이며 그렇게 헤매고 있는 동안 그의 며느리는 새로운 계산대 뒤에서 집을 팔아 마련한 돈을 의기양양하게 짤랑거리고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