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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170

이기주 언어의 온도 애지욕기생

애지욕기생, '사랑은, 사람을 살아가게끔 한다.' 이 말이 왜이렇게 아름답지만 멀게 느껴지는지. 부끄럽지만 나는 연애를 한지 11년이 지난 인간이다. 사실 사랑에는 많은 종류가 있겠지만, 남녀간의 사랑만큼 강렬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관계가 없다고 본다. 완전 남인 두 사람이 누구보다 빠르고, 가족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자신의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진한 관계가 되는 것이 사랑이다. 나는 이러한 사랑이 사람을 살아가게끔 만든다고 본다. 지금 이러한 사랑을, 내 인생에서 체험하는 순간이 올까란 의문이 든다. 사랑없는 인생은 참 아쉬운게 많다. 그냥 누군가와 친해지는 것도 재미가 있고 흥미로운 순간이다. 서로의 감정을 터놓는 관계는 참으로 인간의 삶에 활력을 준다. 단순한 친구관계도 이러한데, 연인이라 불리는 사랑의..

읽은책 왜 자살하는가? 에릭마커스

저자는 아버지의 자살이 책을 쓴 동기가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물음이었다면 에세이가 되었겠지만, 자신 주변 너머 오늘날 현대인들이 살을 하게되는 이유와 자살생존자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마치 자살에 관한 FAQ, 혹은 Q&A 라고 정리해본다. 자살에 대한 여러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하거나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질문과 답을 보면서, 내가 왜 자살에 대한 원인이나 현상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을 깨닫긴 했다. 자랑은 아니고 그만큼 유사 경험자는 이미 관심의 영역이 확장되어있다. 사람들이 왜 자살하게 되는지, 우리가 흔히 오해하고 있는 여러 가지를 바로잡는 부분도 많았다. 이를테면, ..

읽은 책 인생의 의미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인생의 의미, 이 책을 7분할 해서 글을 쓰고 내 생각을 남겼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 논하는 책을 기웃거릴 때, 내가 겪어 온 삶이 순탄치 않았던 것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싶은 욕망이 작동한다. 나만 힘든거 아니었죠, 혹은 나는 왜 유독 힘들까요. 그래 원래 인생은 그런거야라는 막연하고 꼰대같은 답변보다, 보다 정갈하고 논리정연한 조언을 듣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아마 유시민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에세이를 시작으로, 시지프스 신화를 어설프게 감상하면서 내 삶의 의미를 여러모로 찾곤 했다.  이 책도 내가 인생에 대한 물음표에 대해, 궁금증을 덜기 위해 읽은 책이었고 좋았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 마침 일곱가지의 주제로 나눈 덕에 나는 일곱꼭지 글을 써내려갈 수 있었다. 관계, 결핍, 꿈,..

163 아버지와 그림자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1-194 이 사람을 보라  니체도 말년에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병원에 입원된 상태로 살다 생을 마감한다. 강렬했던 철학자지만, 니체는 당신의 아버지처럼 병약한 면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란 존재는 참 나에게 다양한 종류의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닮고싶은, 닮고 싶지 않은 것들의 총제적인 것을 가진 인간, 아버지는 참 닮기 싫은 것도 닮아있는 나를 혐오하게 하는 존재다. 옮긴이의 말니체는 자신의 절망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아 (1878~80)2권 2장에 해당하는 를 썼다. 사람들은 자신의 어두운 면을 부정하고 도망치려고 한다. 니체는 어둠을 극복함으로써 자신을 완성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통해 어두운 면을 이해하고, 보다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영화감상 퍼스트레이디 2024

최저임금 노동과 운동까지 마친 노구를 이끌고, 22시 20분에 김건희의 의혹을 다룬 다큐를 보러 갔다. 갈때는 버스, 집에 올때는 할증 택시를 타고 돌아오며 피곤에 쩔은 상태로 잠이 들었다. 총평은 아쉬움, 그러나 내가 정치 과몰입 상태의 정치병자라 멸칭을 들을 정도의 관객이란점은 감안하길 바란다. 나름 저예산으로 만들어도, 워낙 인터뷰이 들의 퀄이 좋고, 이명수기자나 최재영 목사가 가진 소스, 안진걸 소장 및 소울의 소리 대표 등의 자료가 탄탄함이 보였다. 나름 아쉬운 웰메이드다. 나름 아쉽다는 것은 마치 반지의제왕 원작을 사랑하는 톨키니스트들이 피터잭슨 영화를 보고난 뒤라고 비유한다. 이걸 워딩 그래도 독해하진말자. 비유다. 내가 김건희란 독특한 인물에 대해 예전부터 자주 접했고, 논란이 터질때마다 ..

일상 끄적이기 2024.12.20

일곱 번째 의미 실 끊기 인생의 의미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마지막 인생의 의미에 대해 대미를 장식하는 주제는 실 끊기, 죽음에 대한 글이었다. 삶의 의미를 논할 때, 죽음을 외면하는 것은 모순이다. 우리가 죽음을 마주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 첫 걸음이다. 그렇게 인생의 의미를 죽음을 통해 이해할 떄,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된다. 저자는 장례식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사, 그 의식이 산자들은 위함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사실 이 파트는 대충 읽었다. 내가 죽는다면, 장례없이 무연고 처리되듯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즉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형태로 지나가는 입장이 되는 심정이 위와 같은 생각을 자리 잡게 만들었다.  여기서 제시하는 좋은 죽음은 받아들임일까. 아무래도 살아온 과오를 반성하고, 또 옳은 일을 추구하는 것 등이 좋은 죽음..

읽은 책 여자 주인공들 오지은

여성 서사가 담긴 소설들, 그 시대를 반영한 대표작을 분석해서 탁월한 식견을 전해주는 작품, 여자 주인공들을 접했다. 사실 지난 번 1픽이 되었던 작품처럼 여성들의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소설을 장치로 다룬 정도일 줄 예상했다. 해당 책에 담긴 글들은 저자가 작성한 논문을 바탕으로 썼다. 꼭 논문이 일반적인 글보다 우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치밀했다. 그리고 설득력있었다.  이 책에서 여자 주인공들, 여성 서사의 작품 속 캐릭터들과 시대정신을 잘 분석했고, 호소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소설 속 주인공이 여성이거나 이야기의 중심이 여성이라고 해서 주목한 것은 맞다. 그럼에도 내가 저자의 분석이나 설명에 불편감 없이 독해가 되었던 것은 논리정연했다. 저자의 해석도 물론 어느정도 개입이 되었..

정승호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 제1부 낙곡

감상곡식이 여물어 낱알이 떨어짐은 마치 자기 희생적 주체로 은유한다. 역시 시는 어렵다. 뭔가 희생적인 절대자를 표현하는 듯 하다. 낙곡이 죽음이라면 너를 위해 죽음을 기다리며, 그 기다림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는 말, 숭고함이 느껴진다. 우리 세대에게는 곡식이 너무나 당연한 수확물이지만, 불과 반세기전을 경험한 윗 세대에겐 생존 그 자체다. 밥이 곧 사랑이고, 희생이고, 삶과 죽음이었다. 그래서 식구, 밥을 같이 나눠 먹는 입들이 그 낙곡을 기다리며 살았다. 이 시는 각자의 세대마다 느끼는 정서가 다를 것이고, 무엇을 믿고 있는지에 따라 또 다르게 다나오지 않을까. 나는 시에서 던져주는 은유가 아직은 어색하고 어렵다. 무엇인가 과제를 건내주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물론 가슴으로 시를 읽는 사람이야말..

행복은 누군가가 정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모글리 증후군

왜 당신은 죽어가는 자신을 방치하는가 고윤 저 모글리 증후군을 보면서, 야생의 소년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는 현상에 대해 저자처럼 생각 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왕따경험이 있던 한 선배를 떠올렸던 지인의 이야기가 내 마음에 공감을 일으켰다. 누군가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도와주지 못했던 점은 불편하기도 하고 씁쓸한 기억이다. 누군가는 그 친구는 과거의 어떤 경험 때문에 그렇다는 이유가 비판의 정당성이 된다. 그 사람을 이해하는 근거가 되지만, 역설적으로 더 이상 이해해주지 않는 회피의 이유로 삼기도 한다. 나는 두 양극적 상황을 경험했었다. 과거의 상처가 있는 친구의 속사정을 알게 되었지만, 내가 도와주지 못했다. 그럴만한 단단함이 없었다는게 변명이었다. 그 친구가 가진 정..

이기주 언어의 온도 한 해의 마지막 날

상대방에게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사람은 누구보다 더 무거운 짐을 이고 살아간다. 나는 저자가 한 해를 정리할 때 항상 자기반성을 하면서 살아가는 진중한 삶을 살고 있으리라 감히 예상한다.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할 수록, 남에게 너그러울 수 있다. 타자에 대한 관대함은 자신에 대한 엄격함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한 해를 돌아볼 수록 후회와 반성을 하면 할 수록,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나보다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그것이 성숙해지는 사람의 태도가 아닐까. 그래서 술자리에서 간결하고 단순하게 정리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풀어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의 어깨에는 무거운 짐이 짊어져 있다. 누구나 각자 견딜 수 있는 짐을 이고 살아간다. 매 순간, 매 년을 버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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